1. 아내는 종합 병동
이 글에서 저는 제 아내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제 아내는 자랑하려면 끝도 없지만 아내 자랑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내는 저보다 1발 반쯤 후에 맨발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맨발걷기를 하면서 숱하게 맨발걷기를 자랑했지만 대개 시큰둥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맨발걷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제 발톱이 살아나는 것을 본 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 아내는 한 마디로 종합 병동입니다.
머리에는 뇌수막종이 있습니다. 아직 혹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신경이 인 쓰일 수가 없지요. 혹이 있는 위치가 나쁘지 않아 수술이 어렵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두통이 심하거나 하면 아내는 수막종 때문이 아닌가 염려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가면 눈물샘이 고장나 있어 시도 때도 눈물을 흘립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제 아내가 매우 감수성이 높은 아주 착한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아픈 것인데요.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류성식도염으로 오래 고생하고 있고요. 위가 안 좋아 소화제를 늘 달고 다녔습니다. 장도 안 좋아 제 아내는 변비에 이미 일가견이 있습니다.
초기 당뇨 상태이고, LDL과 중성지방은 심각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높은 편이고 반면에 HDL은 낮습니다. 아직 고지혈증이나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진행되는 상황은 분명했습니다.
골다공증 수치는 2.5로 경계에 있는데 심각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1년에 4회 정도 골다공증과 비타민 D 주사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초기 허리 협착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자주 허리와 꼬리뼈에 통증을 느끼고, 심하면 움직이는 게 어렵기도 합니다. 아직 관절염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아내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아내는 일을 하는데 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이게 악화될까 무척 조심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백혈구 수치입니다. 아내의 백혈구 수치는 2,000대라고 합니다. 정상수준보다 훨씬 아래에 있지요. 더 심각하는 것은 이것도 골다공증 마냥 해마다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부에 알레르기가 있어 몸에 조금만 열기를 느껴도 몹시 가려워 합니다.
적당한 수준의 비만이 있고요. 당연히 허리는 85CM가 넘는다고 합니다.
특히 힘들어하는 하는 것은 만성염증입니다. 만성염증으로 진단받은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늘, 몸에 열이 많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아내는 맨발걷기를 하면 몸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이게 아내가 맨발 걷기를 계속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가요?
60대 중반의 중년 여성으로서는 평균인가요? 아! 지방간도 있다고 하네요. 질병의 꽃이 꽤 예뻐 보이지만 사실은 무척 심각합니다.
사실 맨발걷기를 하기 전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기도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내를 위해 해 줄 게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라,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라 라고 말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아내를 위해 아무것도 해 줄 게 없다는 게 많이 슬펐습니다. 정말 많이 슬펐습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무언가 할 수 있으면, 무어라도 건덕지가 있으면 다투어 보겠는데, 정말 아무것도 할 게 없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저 슬프기만 했습니다.
견디어 내는 방법 밖에 없겠다! 그게 제가 갖고 있던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그러면서 아내를 보면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밝은 척 명랑한 척 살았습니다. 물론 아내도 그랬을 것입니다. 허리 협착증으로 기다시피 하는 제가 얼마나 안스러웠겠습니까?
그러다가 맨발걷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맨발로 걸으면서 저와 제 아내에게는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아직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시작이니까요
그런데 맨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많은 게 바뀌기 시작했지만, 정말 큰 것이 바뀌었습니다. 저에게 희망, 목표, 계획이라는 것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제가 슬펐던 것은 희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희망이 없었기 때문에 견디어 내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자 대책이었습니다. 그런데 희망, 목표, 계획이라는 것이 생긴 것입니다. 이 말! 정말! 정말! 오랬 만에 다시 써 보는 낱말들입니다. 이제부터 그 이야기도 해 보려 합니다.
2. 백혈구 감소증
아내가 맨발 걷기를 하면서 저는 아내의 병이나 증세에 관한 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찾고, 들어 보았습니다.
당뇨, 고지혈증, 창자, 위장, 간, 피, 뼈, 면역, 음식, 비타민, 서양의학, 한의학, 기능의학, 식품 전문가, 마이크로바이옴 따위가 그것들입니다. 그 중에서 골다공증과 백혈구에 관한 자료를 집중해 찾아보았습니다. 골다공증에 관한 자료는 너무 많아 뼈대를 추리기가 쉽지 않았고, 반면에, 백혈구 감소증은 자료가 별로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백혈구 감소증에 관한 자료들은 항암 치료와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에 제가 찾는 자료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현대 주류의학계의 자료들은 백혈구 감소증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었고 무엇을 어떻게 해라 라는 정보는 없었습니다. 대부분, 일시적일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다시 재보면 괜찮아질 것이라 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아내는 몇년간 지속적으로 백혈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달랐습니다.
그러다가 기능의학을 하시는 닥터덕 선생님의 여러 해 전의 동영상을 찾았는데 이게 저에게 아주 귀한 알맹이 귀띔이 되었습니다.
백혈구 숫자가 감소하는 증세를 영어로는 leukopenia라고 합니다. 백혈구를 영어로는 leukocyte라고 하는데 앞부분의 접두사 leuko가 그리스어로 ‘희다’, white란 뜻입니다. penia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백혈구가 감소하는 까닭은 크게 볼 때 만드는 쪽의 문제와 쓰는 쪽의 문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닥터덕 선생님은 백혈구 수치 감소증이 나타날 때는 우선 쓰는 쪽에 원인이 있지는 않은 지 찾아 보라고 도움말을 주셨습니다. 만드는 쪽에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 몸이 끊임없이 백혈구를 많이 써 버리면 수치가 적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혈구가 줄어들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 정도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장 기능이 약화되었을 때, 특히 장 누수가 있을 경우
둘째 약물 부작용. 특히 항경련제, 항암제, 고혈압 치료제, 진통소염제 등의 약을 먹고 있을 때
셋째 중금속에 많이 노출되었을 때
넷째 만성 바이러스 감염되어 있을 때 등입니다.
특별히 약물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중금속이나 바이러스 같은 것은 정밀 검사를 해 보아야 할 것 같아서 가장 쉽게 먼저 할 수 있는 장 기능 개선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쉬운 문제라고 했지만 장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습니다. 다만, 다른 것에 비해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3. 장건강
우리 몸에서 백혈구를 가장 많이 쓰는 곳은 장이라고 합니다. 입에서 시작하여 항문으로 이어지는 긴 소화관은 사실 몸의 안이 아니라 밖입니다.
따라서 밖에서 들어오는 각종 바이러스, 세균, 염증 물질, 독소 등과 직접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장은 밖에서 들어온 물과 음식물과 같은 영양소를 흡수하는 곳이라 외부의 적과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면역 세포의 70%가 장에 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은 창자의 단면도를 보여 줍니다. 가운데에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흐르는 장관내강이 있고 그 주위를 장점막이 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 혈관이 놓여 있습니다. 사람의 몸에 흐르는 피의 약 50%가 장 주위에서 돌고 있다고 합니다.
장벽을 무조건 막아야 하는 이유는 장벽이 무너지면 이 틈을 통해 여러가지 음식 찌꺼기와 세균, 바이러스, 염증 물질들이 혈관으로 파고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백혈구가 온 몸을 다해 이들 침입자들을 막아 냅니다.
장벽을 튼튼히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내 미생물을 잘 키우는 것입니다. 장내 미생물 환경을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하는데 요즘 아주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서해안의 갯벌과 같습니다. 갯벌의 진흙이 땅을 감싸고 있어 땅속의 생물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장벽 밑에 붙어 있는 혈관을 보호하기 위해 방벽 외부에 마이크로바이옴 갯벌을 만들면 장 누수를 막을 수 있고, 혈관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맨발 걷기를 하면 혈관 건강이 좋아집니다. 이 내용은 아래의 영상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영상을 참고하시기를 바라며 여기서는 간단하게 요약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맨발걷기를 하면 발바닥 펌핑과 어씽 효과 때문에 피흐름이 좋아지고 혈압이 안정됩니다. 이것은 맨발걷기가 내피세포를 건강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내피세포가 건강해지면 또, 죽었던 모세혈관이 살아납니다. 저는 모세 혈관이 건강해 지는 이 메커니즘 때문에 제가 겪고 있는 척추관협착층이 고쳐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맨발 걷기를 하면 혈관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고, 아내의 백혈구 감소증이 창자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도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조건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제 아내도 맨발 걷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도는 다르겠지만 제 아내의 혈관 건강도 좋아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여 장 기능을 개선만 해 주면 백혈구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연했습니다. 인터넷에 자료는 넘쳤지만 나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게 매우 어려웠습니다. 서로 어긋나는 내용도 간혹 있는 것 같았고, 좀더 솔직하게는 해야 할 것, 특히 먹어야 할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하나 세웠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공부를 다하려면 끝도 없으니까 이미 내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시작하자. 그리고 공부하면서 하나하나 고쳐 나가자.
제가 알고 있던 상식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유산균을 먹어 주는 것과 미생물들의 먹이감을 함께 먹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 최초의 일은 요거트를 만들어 먹는 것과 양배추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요거트는 하도 많이 들어서 상식으로 알고 있던 것이고 양배추도 소화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실제로 저와 제 아내가 오랫동안 먹어 왔던 위장약이 양배추를 원료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이후에 현미, 콩, 참깨, 들깨, 우엉, 비타민 C 같은 것들을 골랐습니다. 장 건강을 좋게 하기 위해 저와 제 아내가 이런 것들을 어떤 근거로 골랐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s://softfoot.tistory.com/9
[004] 맨발걷기로 백혈구 감소증에 도전하다 - 장건강을 위한 첫 걸음
60대 초반의 제 아내는 움직이는 종합 병동입니다. 뇌수막종, 눈물병, 역류성식도염, 소화불량, 변비,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만성 염증, 골다공증 등등. 그런데 그보다도 더 심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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